자유게시판

2003.10.06 21:33

하나됨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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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됨(Unity)
부르더호프에서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바로 '하나됨'이다.
점심, 저녁식사를 300여명이 한 곳에서 다같이 한다. 점심은 12시부터인데, 10분안에 한 명도 빠짐없이 식당에 도착한다. 12시10분이 되면 노래를 한 곡 같이 부르고 기도를 하고 함께 식사를 한다. 20분동안 식사를 하는데, 식사중엔 (어느 누구나) 한 사람이 마이크를 잡고 뉴스를 들려주기도 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동화책을 읽기도 하고, 월요일은 자연의 날인데, 아이들이 풀밭에서 발견한 신기한 것들(나비, 메뚜기등등)을 발표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함께 식사를 하고 있는 어린 아이들을 배려하여 아이들도 즐길 수 있도록 한 것 같았다. 12시30분이 되면 식사를 마치고 접시는 접시대로 나이프, 포크는 포크대로, 물컵은 물컵대로 모으는데, 어느 누구도 한 명 빠지지 않고 이 설거지를 위한 거대한 작업에 동참한다. 300명분의 설거지를 생각해 보라, 그 양이 엄청나다. 식기세척기 덕분이기도 하지만 이들의 놀라운 협동으로 20분만에 설거지를 끝낸다. 꼬마애들도 자기들 먹은 컵을 들고 나가 한 곳으로 모으고, 다 씻은 접시정리도 아이들이 한다. 그럼 12시 50분, 10분 쉬고 1시에 바로 일터로 나간다. 내가 Jacob(이라크에서 온 아저씨)에게 점심시간이 짧아 1시간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자기는 충분하다고 하면서, 나를 이상하게 보는 눈치라서 더 이상 말을 못했다. 아무튼 공동체가 정해놓은 규칙에 철저히 따르는데, 모두가 한 몸이 되어 일사불란하게 행동을 한다.
또 의사결정을 할 경우, 모든 멤버가 동의해야만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한 사람이라도 반대하면 그 결정을 뒤로 미룬다고 한다. 내가 예를 하나 들어달라고 했더니, 우리가 오기 몇주전에 내린 결정이 있었는데, 고등학생들을 공립학교에 보내고 있었는데, 일부 부모들이 말하기를, '선생님을 존중하지 않는 세상문화로 가득찬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받는 것이 아이들에게 해롭기 때문에 공립학교에 더 이상 보내지 말고 우리가 자체적으로 고등학교 과정을 만들자' 라고 해서, 이것을 놓고 수주동안 논의를 거듭하여 결국엔 모두가 그렇게 하기로 동의하여 지금은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런 논의 과정에서 이들이 중요시 여기고 있는 것은 성령 하나님께서 당신의 뜻이라면 모든 멤버에게 동일한 생각을 주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자기주장을 접고 들어가는 자기포기도 함께 하면서 말이다.
우리 부부가 처음 맞이한 주일 오전에 다른 공동체와 국제전화 모임을 했다. 영국의 또 다른 부르더호프 공동체인 beech grove, 미국의 부르더호프 공동체, 그리고 darvel 부르더호프 이렇게 세 공동체가 각각의 장소에서 모든 식구들이 풀밭에 둘러앉아 스피커를 통해 들려지는 각 공동체의 소식과 은혜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서로 떨어져 있으나 한 가족임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내가 자신의 한국이름이 '태성'이라는 아저씨에게 부르더호프의 강점이 뭐냐고 물었을 때 그가 한 대답은 'wanting unity is the most important'.... 각 멤버들이 개인 중심적으로 살지 않기위해 하나됨을 갈망하는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는데, 이는 전체보다 각 개인을 중요시하는 시대적 흐름에 편승하여,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우리를 몸의 각 지체로 불러 하나되어야함이 무너져가는 우리네 교회에 좋은 경고라고 생각을 했다.

가능한한 거의 모든 것을 함께 하려고 하는데서, 하나됨을 위해 힘써 지켜나가고 있음을 알 수가 있었다. 한번은 공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한 쪽에서 어설픈 노래소리가 흘러나왔다. 그것은 바로 유치원 아이들의 위문공연이었다. 삐에로 옷입고 선생님들과 함께 자기들 아빠가 일하는, 옆집 형님들이 일하는, 삼촌들이 일하는 공장에 등장한 것이다. 공장업무 중단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고 보니 공장 곳곳에 아이들의 위문그림들(누구누구 이름써놓고 수고해줘서 고맙다, 감사하다... 뭐 이런 글이 적혀 있는 그림)....... 아이들은 학교에서 공부만 하면서 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함께 있는 것이다. 온 공동체가 다같이 함께하고 있음을 자연스럽게 맛볼 수 있었다.
또 한번은 모든 식구들이(300여명) 아침 6시에 콩밭에 콩따러 간 적도 있었다. 얘들은 콩껍질을 벗기지 않고 삶아서 바로 먹는데, 거의 매 끼니마다 먹을 정도로 즐긴다. 수십 박스에 담아온 콩은 그 날 점심식사후 풀밭에 가족별로 둘러앉아 절반으로 자르는 작업에 들어간다. 이 때도 모든 부르더호프 사람들이 함께 한다. 자기네들 그 짧은 점심시간을 들여서 말이다.
하나됨을 잃지 않으려는 이 사람들은 대부분 미국계이다. 개인주의 문화가 자리잡아버린 그들의 서양문화에도 불구하고 이를 극복하며 말씀대로(요한복음17장) 살려고 하는 모습이 내겐 참으로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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