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2003.10.06 21:33

노동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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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에 관하여

일(노동)
이 곳 사람들은 일하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한다. 공부하는 것보다 노동을 하여 실제적인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침 7시반부터 일을 시작하는데, 나는 공장에서 완성된 물품을 포장하는 일을 주로 하였다. 그게 체력소모가 만만치 않다. 저녁5시45분까지 식사, 간식시간 빼놓고(총 거의 9시간)는 온 종일 서서 육체적 일을 해내야 하는 게 내게는 아주 힘들었다. 첫 주간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서 방으로 돌아와 잠을 자면서 피곤을 달랬고, 그 다음날 되어도 개운치 않은 몸으로 일을 계속하여 피곤이 계속 쌓여감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매일 힘들다고 하니까, 내게 해주는 말이 '노동은 중요한 거여...노동은 육체를 건강하게 할 뿐만 아니라 영혼 또한 건강하게 한다'...... 별로 도움이 안되는 말이었지만, 나도 동의한다고 말해주었다. 이 곳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다들 하는지, 농띠치는 사람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정말 열심히 일을 하는 모습이 신기했다. 이 공장에서는 'community playthings'라는 이름으로 아동용 놀이용품을 원목으로 만든다. 모형 냉장고, 모형 씽크대, 모래장난을 할 수 있는 장치, 화이트보드 설치할 수 있는 이젤, 아이들 태울수 있는 수레, 장난감 비행기, 트럭 등등을 만든다.
한번은 저녁식사에 초대받아  내가 일하는게 힘들지 않냐고 물었더니, '이런 장난감을 아이들이 사용하면서 행복해할 것을 상상해보라고' 답했다. 역시 별 도움이 안되었는데, 내가 바로 말했다. '어제 그와 똑같은 대답을 듣고, 일하면서 힘드길래, 그 생각을 해보았는데, 여전히 힘들더라' 그랬더니, 깔깔 웃고 넘어들 갔다.
아무튼 내가 받은 인상은 노동을 아주 중요시 생각하고 있고,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대로 노동을 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건 내게 아주 신선한 충격이었다. 물론 예수원의 고(故) 대천덕 신부님이 '노동은 기도다'라 하신 것을 듣고, 또 몇몇 목사님과 책에서 읽은 노동의 중요성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을 직접 대하면서 얻은 감화력은, 나의 사고를 바꾸기에 충분했다. 공부하는 것을 가장 중요시 여기는 유교적 문화에 길들여져 왔고, 또 3D라하여 노동을 천시여기는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교회에, 노동의 가치를 발견케 하고 실천케 해야 함을 생각게 되었다.
이렇게 훌륭한 교훈을 몸소 배우게 되었으나, 일(노가다)하는데 익숙치 않은 내 몸은 피곤한 나날의 연속이었고, 결국은 1주일째 되던 날, 더 이상 못하겠다고 말하고서는 휴가를 얻어 오후내내 잠을 잤고, 그 결과 내일부터 점심식사후 1시간 더 쉬었다가 일하러 오라는 혜택?을 받게 되었다. 정말 일이 장난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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