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이야기

2003.02.28 17:31

나는 이래도 좋다

조회 수 1027 추천 수 213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고향 (대학생)


아래의 두 시는 나의 아버지께서 암 선고를 받으시기 전 기다리시면서 쓰신 것이다.



나는 이래도 좋다


내가 암병이라면

모든 환자들의 친구가 되어 좋다

내가 치료된다면

그들에게 또한 희망이 되어 좋다



치료되지 않는다면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할 수 있어 좋다



내가 암병이 아니라면

모든 사랑하는 사람에게

근심되지 않아 좋다



나는 이 일로 내 인생을 돌아보며

단 한 번 위대한 결단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음을 감사할 수 있어

난 언제나 이래도 저래도 좋다




공원벤치에 앉아


건강했을 때

공원을 별로 찾은 적도 없지만

이토록 가득 찬 숲벌레 소리를

들은 적도 없다



비탈에 선 소나무 밑

벤치에 앉은 나는

참으로 오랜만에

땅의 많은 소리를 들었다


내 안에도 저들처럼

그분이 주신 그분의 천재성이 있으리라

이대로 주저앉으면 안돼

나도 그분의 소리가 돼야 하지 않겠는가




가장 좋은 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




고통,

받고 싶지 않은

그러나 그분의 소중한 선물




십자가 없는

그분은 그분이 아니듯

아픔 없는

욥은 욥이 아니듯

홍해 없는

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이 아니듯

고통 없는

나는 내가 아니다




아버지께서 오늘부터 항암치료를 시작하신다. 목회자이신 아버지께서 항암치료를 시작하시기 전, 어제 주일저녁 예배 때 설교를 하셨다. 나는 너무 울어서 눈물이 많이 말라진 줄 알았는데…. 얼마나 울었던지 아침에 일어났더니 눈이 많이 부어있었다. 항상 아버지께서는 십자가와 고난에 대한 설교를 많이 하셨다. 항상 담대하게 외치신 부분이었다.

어제는 아버지께서 목소리에 힘도 없으시고 짧은 설교였지만 말로 전해지는 설교가 아닌 아버지의 체험으로 나오는 소리로 설교가 그전보다 더욱 힘있게 전해졌다.

고난이 바로 그런 능력을 만들어내는 것 같다. 아버지께서 걸어가신 그 길을 나도 걷고 싶다.




‘우리가 살아도 주를 위하여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하여 죽나니

그러므로 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롬14:8).’ ♣

- <물댄 동산> 통권 16호에서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9 감자탕 이야기 winsoft 2003.03.08 1209
18 '어느 목사님의 똑 같은 설교' winsoft 2003.03.08 1067
17 행복한 교회-감자탕 winsoft 2003.02.28 1163
16 당신의 배려 winsoft 2003.02.28 996
15 내게는 이김밥이 빽이다 winsoft 2003.02.28 1056
14 어머니가 부른 딸의 축가 winsoft 2003.02.28 1065
13 십일조의 위력을 아시나요 winsoft 2003.02.28 1012
12 측은한 정으로 winsoft 2003.02.28 1004
» 나는 이래도 좋다 winsoft 2003.02.28 1027
10 당신은 복받고 있습니다 winsoft 2003.02.28 1012
9 나는 자랑스런 한달란트 받은자 winsoft 2003.02.28 1230
8 과연 사람이 하나님의 뜻을 알수있나요 winsoft 2003.02.28 1085
7 편견의 껍질 winsoft 2003.02.28 1034
6 개척교회이야기 winsoft 2003.02.28 1034
5 누군 좋와서 트럭타고 다니나? winsoft 2003.02.28 959
4 지하철에서 만난 노인 winsoft 2003.02.28 860
3 아버지의 사랑 winsoft 2003.02.28 908
2 자전거를 탈줄아세요? winsoft 2003.02.28 933
1 아름다운 이야기 winsoft 2003.02.25 837
Board Pagination Prev 1 ... 2 3 Nex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