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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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현삼목사  

  달리는 기차에 해일이 덮쳐 천 여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스리랑카 남부 해안가 “암발라고다”. 해일이 얼마나 무섭게 덮쳤는지를 현장이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마치 아이들이 장난감 기차를 가지고 놀다 여기 저기 흩어 놓은 것처럼 객차들은 널려 있었습니다. 해일이 발생하고 두 주가 지난 시점에서야 사망자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일이 겨우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그 근처에서 한 가족 십여 명이 무너진 잔해 속에서 쓸만한 살림살이 하나라도 건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습니다. 우리 일행을 보자 가장이 손으로 배를 부여잡고 배가 고프다는 것을 온 몸으로 표현했습니다. 가장으로서 그에게 자존심보다 중요한 것은 당장 굶주린 가족들을 먹여 살리는 일이었습니다.

  지난 3일(월) 오후 4시 15분 싱가폴 에어라인 편으로 스리랑카로 갔습니다. 12월 29일 1진을 보낸 후 마음이 가 있던 재난현장으로 몸도 갔습니다. 비행기가 콜롬보 공항에 도착한 것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새벽 3시 반, 현지시간으로 새벽 1시 반이었습니다. 비행기 안에서 한잠도 못잤습니다. 잠을 좀 청하려고 하면 하나님이 마음을 주시고, 생각을 주시는 겁니다.

  공항에 대기중이던 밴을 타고 구호캠프가 차려진 골 지역으로 밤새 달렸습니다. 한참을 달리자 새벽 미명에 어렴풋이 해일 피해 현장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골에 도착하니 새벽이었습니다. 박현덕목사님이 눈을 비비며 나와 맞아주었습니다. 그동안 하루 천 명에서 이 천명에게 매일 구호키트를 나누어 주었답니다.  콜롬보에 있는 구호본부에서 구호품을 실은 트럭 2, 3대가 매일 캠프로 온답니다. 한국교회가 모아준 재정으로 현지에서 구입한 구호품입니다. 오전에 구호품을 트럭 두 대에 싣고 나가 이재민들에게 나누어 주면 그 사이에 본부에서 보낸 구호품으로 다시 창고가 채워진답니다. 마르지 않는 샘입니다. 처음에는 경찰의 호위 속에 나누어 주기도 했답니다. 우리팀들이 위기감을 느낄 정도의 상황도 있었답니다. 모든 것을 다 잃고 며칠을 굶주림 가운데 있던 사람들의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 그렇게 나타난 것 같습니다.

  오전 8시가 되자 트럭이 구호 캠프 앞으로 왔습니다. 창고 안에는 다양한 구호품이 가득 쌓여 있었습니다. 우리 팀들과 현지인 봉사자들이 창고를 담당하고 있는 권성대목사님의 지시아래 일사분란하게 구호품을 적재했습니다. 오늘 오전 구호 대상은 1천명이랍니다. 모든 구호품을 종류대로 1천개씩 실었습니다. 구호품을 실은 트럭을 앞세우고 그 날의 구호 현장으로 다같이 출발했습니다. 해일의 힘은 상상 밖이었습니다. 해변가 집들이 거의 다 전파되었더군요. 코를 찌르는 악취 속에서 사람들은 무너진 잔해를 손으로 치우고 있었습니다. 그런 길을 따라 15분쯤 가자 그 날 우리팀이 구호물자를 나누어 줄 곳이 나왔습니다. 놀랍게도 그곳은 불교 사원이었습니다. 그 전날은 이슬람 사원에서 나누어 주었답니다. 사원 건물 전면에서 구호품을 나누어 주기로 했습니다.

  그곳에는 이미 천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구호물자를 실은 우리 차가 들어가자 사람들로 덮혀 보이지 않던 길이 나타났습니다. 우리 팀들은 늘 해오던 방식대로 그 날도 티켓을 미리 배포했습니다. 티켓은 하루 전 재난을 당한 이들에게 현지 그리스도인들을 통해 나누어 주었습니다. 드디어 분배가 시작되었습니다. 첫 봉사자가 티켓을 받고 큰 비닐봉지 두 개를 나누어 줍니다. 구호품 앞을 지날 때마다 그 비닐봉지 안에는 사랑이 채워집니다.  쌀, 설탕, 통조림 등 십여 종류의 구호품으로 그것이 채워져 가면서 찌든 이재민들의 얼굴 표정도 밝아집니다. 우리 팀들은 피곤한 가운데서도 한 사람 한 사람 웃으며 구호품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구호품만이 아니라 예수님의 사랑도 전해지길 소망하면서. 여자분들에게는 생리대까지 챙겨주는 섬세함과 자상함이 한국교회 사랑입니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불교 사원에서 한국교회가 이렇게 사랑을 나누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 이번 일로 인해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 또 대한민국에 대한 이미지는 스리랑카에서 빠르게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예수님이 사랑이고, 교회가 사랑이라는 것이 전해진다면 더 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지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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