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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2.24 15:10

성탄시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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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아기 예수 오신 날

  

이종무

  

양들의 푸른 목장

쉴만한 물가

골짜기를 휘돌아

풍요로운 밀밭 들녘을 지나

옹기종기 빵집이 늘어선

유다 작은 성읍 베들레헴

마방(馬房) 마구간에

아기예수가 탄생하셨다.

  

마구간은

짐승들이 배설한

분뇨로 악취가 진동했다.

  

아기 예수 오신 날

그토록 아름다운 하나님의 세계가

인간의 더러운 악취로 가득 찼다.

  

아기 예수는 포대기에 쌓여

떨리는 마리아의 품에 안기고

목수 요셉이 넉넉한 손길로

성스럽게 흐느끼는 마리아의 어깨를 어루만지며

이슬 맺힌 눈으로 하늘을 우러러 감사했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어둠에 묻힌 밤.

  

아기 예수는 먹이 찌꺼기로

덕지덕지 찌든 말 밥통에서

콜 콜 잠이 들었다.

  

아기 예수는 하늘에서 내려온

결코 주리지 아니할 생명의 빵으로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할 생수로 오셨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아기 잘도 잔다.

아기 잘도 잔다.

  

아기 예수의 보드라운 조막손은

눈먼 자 눈을 띄우고

벙어리, 귀머거리, 나병, 앉은뱅이,

중풍…

온갖 병자를 고쳐주는

하나님의 손이다.

  

오병이어로

수천의 무리들을 배불리고

지극히 보잘 것 없는 사람

어루만지고

요동치는 죄의 깊은 바다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손을 잡아주는

하나님의 손이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영광이 둘린 밤.

  

아기 예수의 예쁘디예쁘고

곱디고운 옹알이는

성난 폭풍우 험한 파도를 잠재우고

귀신을 몰아내고

죽은 자를 살리는

하나님의 음성이다.

  

온 누리 억조창생에게

하늘 문을 열어주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주 예수 나신 밤

왕이 나셨도다!

왕이 나셨도다!

  

이종무 목사

성결교회역사와문학연구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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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구유 앞에서

  

이해인

  

하늘에서 땅까지

참으로 먼 길을 걸어 내려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엄청난 거리를 사랑으로 좁히러 오셨습니다

예수 아기시여.

천 년이 지나고 또 천년이 지나도록

당신은 변함없는 사랑으로오시건만

당신을 외롭게 만든 건

정작 우리가 아니었습니까

  

누우실 자리 하나 마련 못한 건

바로 우리가 아니었습니까.

아아, 주예수 그리스도 엠마누엘이여

사랑이신 당신 앞에

천지가 잠을 깨는 밤

당신을 닮고 싶은 영혼들이

피리처럼 떨려 오는 아름다운 밤이여'

  

-----------------------------------------------------

3.당신이 오신 날 우리는

  

이해인

  

  

당신이 어린이로 오신 날 우리는

아직 어린이가 되지 못한

복잡한 생각과 체면의 무게를 그대로 지닌 채

당신 앞에 서 있습니다

  

예수님 어서 오십시오

비록 당신을 모시기엔 부끄러운 가슴이오나

당신을 기꺼이 안아드리겠습니다

우리 모두 당신을 안고

당신처럼 단순하고, 정직하고

겸손할 수 있는 용기를 배우게 해 주십시오

당신과 함께 따뜻하고 온유한

어린이의 마음으로 다시 태어나고 싶습니다

당신이 빛으로 오신 날 우리는

아직 살라 버리지 못한 죄의 어둠 그대로 지닌 채

당신께 왔습니다

  

예수님 어서 오십시오

비록 허물투성이의 삶일지라도

당신의 빛을 따르면 길이 열리오니

오직 당신만을 따르겠습니다

빛을 가리는 욕심의 어둠

불신의 어둠을 몰아내고

당신의 빛 안에 새로운 삶을

다시 시작하게 해 주십시오

당신이 사랑으로 오신 날 우리는

아직 사랑의 승리자가 되지 못한 부끄러움

그대로 안고 당신 앞에 서 있습니다

  

예수님 어서 오십시오

너무 큰 사랑 앞에 드릴 말씀 없어지는

감사의 밤

늘 받기만 하고

당신께는 드릴 것이 부족한

우리의 가난함을 용서하십시오

우리의 힘만으로는 헤어날 수 없는

이기심과 무관심의 깊은 수렁에서

우리를 구해 주시고

당신의 은총으로 우리를

보다 자유로운 사랑의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이 세상에 어린이로 오신 하나님의 탄생

이 세상에 빛과 사랑으로 오신 하나님의 탄생

우리가 보고 들은 이 놀라운 일을

다시 믿게 하여 주십시오

믿을수록 놀라운 이 일을

가장 기쁜 소식으로 다시 말하게 해 주십시오

그리하여 이 세상 모든 이가

구원을 얻게 하여 주십시오

  

불의와 증오와 폭력을 녹이는

당신의 정의, 당신의 용서, 당신의 평화가

세상 곳곳에 스며드는 물이 되게 하십시오

예수님 당신이 오신 날 우리는 비로소

처음으로 타오르는 축제의 촛불입니다

처음으로 제 소리를 내는 악기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은혜로 장식된

한 그루의 아름다운 성탄 나무입니다

색종이를 오려서

우리집 유리창에 별을 달듯이

오늘은 우리 마음의 창마다

당신의 이름을 별처럼 걸어 놓고

당신이 오신 기쁨을 노래합니다

  

우리를 향한 당신의 사랑

당신을 향한 우리의 사랑을

은방울 쩔렁이며 노래합니다

사랑의 화음에 맞추어 당신을 찬미하며

우리 모두 하나가 됩니다

가정에서, 교회에서, 세계에서

모든 이가 사랑이신 당신 안에

당신을 부르며 하나로 태어납니다

  

어서 오십시오 예수님

우리의 별이 되신 예수님

------------------------------------------

4. 和答

  

김남조

  

고요하여라

어린 풀잎위에

내려앉은 이슬

만상에 향유를 입히는 햇살

비단실 푸는듯

바람도

아무런 말이 없어라

  

다만 고요하여라

천둥소리 하나 없이

마음이 문을 열고

그대와 나

길을 트니

  

진실로

한 탄생의 아득한 날

그 이름과

그 신분과

그 복된 소식이

어둔 세상 죽음의 문턱에 조차

빛으로 빛으로

전파되어라

  

------------------

5. 성탄, 그 분을 기다리며

  

김윤환


하얀 보석을 깔아놓은 듯

반짝이는 겨울대지위로

첫발을 딛고 오시는 님이여

작고 여린 몸이

벗겨지고 또 벗겨져서

어머니의 한숨조차

한 소절 노래가 되었을 때

우리는 비로소 당신을 노래할 수 있었습니다

  

당신만이 가져오신

커다란 사랑을

보지도 못하고 알아듣지도 못하여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안타까이 기도하시는 음성을 들을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당신의 기다림에 눈 뜰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겪는 이 작은 고통들이

얼마나 사치스러운지

우리의 통곡이 얼마나

복에 겨운건지 가슴을 치며 깨달았을 때

우리는 비로소 당신의 옷자락을 만질 수 있었습니다

  

짙은 어둠을 뚫고 오는

여명의 새벽처럼

모든 죽음을 이기고

우리를 향해 오시는 당신을

우리는 평화라고 부릅니다

사랑이라고 부릅니다

친구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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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빛으로 오신 주여!

  

무명

  

당신은 빛으로 오셨습니다.

어둠에있는 우리들을 살리기 위하여 가장 낮고 천한 몸으로

황금보다 더 찬란하고 귀한 당신께서

말구유로 오셨습니다.

사람들은 모릅니다.

당신께서 왜 이땅에 오셔야만 했는지?

사람들은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인 것 조차 모른채

저렇게 죽어가고 있으면서

당신의 뜰안으로 들지 않으려 합니다.

당신이 빛으로 오셨는데도

당신이 오신 이날에도 사람들은

마치 어둠이 빛인양 어둠의 방안에서 숨을 쉬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어둠에서 빛을 찾으려고 하지만 찾을수가 없습니다.

빛으로 오신 당신을 쳐다보지않기 때문입니다.

저 죽어가는 어둠의 수많은 사람들

'그래도 내 너를 사랑 하노라' 라고 하면서 오신 주여!

그래서 당신은 빛으로 오신 주님이십니다.

그래서 오늘이 거룩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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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빈들에 있습니다

  

송명희 시인

  

하나님

지금 우리는

빈들에 있습니다

  

아무도 없는

외롭고 쓸쓸한 빈들에서

누가 우리를 도울 수가 있겠습니까

  

나뭇입은 다 떨어지고

그렇게도 풍성했던 들녘은

과거의 그림자일 뿐입니다

  

지난 과거의 추억이

우리를 더욱 힘들고

외롭게 만듭니다

  

그러나

이제는 과거를

보지 말게 하소서

  

현실의 빈들에서

일어날 수 있는

하나님의 크신

능력을 주옵소서

  

"너희가 무엇을 보려고

광야에 나갔더냐"마11:7

  

빈들에서 우리는

무엇을 볼 수가 있습니까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버텨나갈 수 없나이다

  

외롬고 힘든

우리에게 함께 하소서

  

엊그제는 눈이 왔습니다

왠지 포근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길고도 추운 겨울을

힘겹게 지낼 외로운 사람들을

품에 안아 주시고

감싸주시옵소서

  

그래서

얼어붙은 그늘진

곳이 없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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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노숙자로 오신 아기 예수님

  

송명희

  

라면 하나로 세 사람이 끼니를 떼우고

추위와 배고픔을 안고

이리 저리 방황하는

노숙자 가족을 보면서

"얼마나 추울까?

얼마나 배 고플까?"

가슴이 아팠습니다

  

그러면서 어느날 새벽에

노숙자로 오신

아기 예수님이 떠올랐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맏 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

이는 사관에 있을 곳이 없음이러라" 눅2:7

  

한 젊은 부부가 숙소를 찾았지만 그들에게 따뜻한 방

하나 빌려줄 사람이 없어서

그들은 길거리를 헤매였고

마침 그 아내는 임산부였습니다

  

하마터면 길에서 아이를 낳을 뻔 했는데

숙소를 찾다 찾다 마굿간에 가서

아이를 낳았던 쓸쓸한 그 노숙자 가족!

그 이야기가 바로 크리스마스 스토리입니다

  

우리에게도 오늘날

노숙자 가족들이 많이 있습니다

  

과연 그들은 이 추운 겨울날

어디서 잠을 잘 수가 있나이까

  

하나님 우리 교회들과

성도들의 마음을 감동시켜 주옵소서

  

노숙자들을 이 겨울 만이라도

따뜻하게 재워 줄수 있게 하옵소서

  

거기에 따르는 문제가 많겠으나

사람이 죽어 가는 것보다는 문제가 될 수 없사오니

노숙인들을 버리지 말게 하옵소서

  

저들이 얼어 죽는다면

그 심판은 누구의 몫이 되겠습니까

  

예수님을 영접하듯이

그들을 따뜻하게 받아주는 한국 교회가 되게 하소서.

  

기독신문 연재 기고한 글 1998.11.26.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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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마리아


송명희 시

  

마리아

예수를 담았네

마리아

예수를 몸에 담은 것 처럼

우리도

예수를 담으세

  

마리아

예수를 낳았네

마리아

예수를 친히 낳은 것 처럼

우리도

예수를 낳으세

  

보라 네가 수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라(눅1:31)

  

---------------

10. 많은 별들이

  

송명희 시

  

많은 별들이 비추고 있었으나

주 계신 곳을 비추던 빛은

하나뿐이듯

많은 사람들이 메시야를 기다렸으나

주께 경배를 드렸던 사람은

많지 않았네

큰 성 예루살렘은 주님을 외면했으나

캄캄한 밤에 쌓인 작은 마을

베들레헴이 주님을 영접하였네

모든 피조물들은 크게 놀라고

감탄을 하였으나

많은 사람들 주님을 알지 못하였네

  

그별이 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섰는지라(마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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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우리가 주님께

  

송명희 시

  

우리가 주님께

좋은 자리가 못 되어도

우리가 주님께

작은 구유라도 된다면

주님은 우리에게

오시리라

우리가 주님께

화려한 예물 못 드려도

우리가 주님께

우리의 모든 것을 드릴 때

주님은 우리를

받으시리라

  

맏아들을 낳아 강보로 싸서 구유에 뉘었으니...(눅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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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낮은 자리에 오시었습니다

  

송명희 시

  

주님은

미움이 있는 세상에

사랑을

싸움이 있는 세상에

화평을

의심이 있는 세상에

믿음을

눈물이 있는 세상에

기쁨을

거짓이 있는 세상에

진리를

고통이 있는 세상에

새 힘을

죽음이 있는 세상에

영생을 주시려고

낮은 자리에 오시었습니다

  

자기 땅에 오매 자기 백성이 영접치 아니 하였으나(요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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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주께서 그대로

  

송명희 시

  

주께서 오시리라 선지자들은 외쳤고

그대로 한 아기 오셨네

여호와의 말씀이

있었더니

주께서

그대로

오셨네

주께서

오신 것

처럼

주께서

다시 오신다고

말씀하셨으니

그대로 오시네

  

한 아들을 우리에게 주신 바 되었는데(사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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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아기 예수

  

송명희 시

  

아기 예수

많은 사람

기쁘게 하셨네

동방에서 박사들이

보배함을 열었고

양을 치던

목자들 하나님의 영광을

보면서 기뻐하였고

아기 예수를 보았던

시므온과 안나

하나님을 찬송했네

  

크게 기뻐하고 기뻐하더라(마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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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그인 줄 알더라

  

송명희 시

  

아무도 몰랐지만

하늘의 별이

그인 줄 알더라

이스라엘의 영광이

오셨으나 그인 줄 알지 못하더니

동방의 이방인 그인 줄 알더라

잠 자는 사람들

구세주 몰랐으나

일 하던 목자들

구유에 누우신 아기를 보고

그인 줄 알더라

처녀가 낳은

임마누엘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믿고 경배하는

사람은

그인 줄 알더라

그에게 경배하러 왔노라(마2:2)

------------------------

16. 말씀이 오셨으나

  

송명희 시

  

말씀이

오셨으나

듣는 귀가

없었고

구주가

오셨지만

영접하는

이 없으며

창조주

오셨건만

계실 곳이

없었네

  

빛이 어두움에 비취되 어두움이 깨닫지 못하더라(요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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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주소서

  

송명희 시

  

주님은 하늘에서 세상에 내려 오셨습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하늘 위로 올라갑니다

더 많이 가지려는 욕심과

더 우뚝 높아지려는 우월감

그래서 세상은 싸움터가 되었습니다

한 아기의 나심을 볼 때

세상에

믿음

소망

사랑이

충만해집니다

서로 믿지 못하는 세상에

믿음을 주소서

깊은 절망 속에서

다시 붙잡고 일어나는

소망을 주소서

자신의 것을 줄수 있는

영원한 사랑을 주소서

0.1%의 가능성을 가진 사람들과

가난한 영혼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믿음과 소망과 사랑을

주소서

임마누엘 한 아기 오셨으니

마라나타 만왕의 왕 오소서

-----------------

18. 나처럼 되신 하나님

  

송명희 시

  

나처럼 아픔을 당하고

나처럼 눈물을 흘리며

나처럼 사람되신 하나님

모든 것에 전능하신 하나님이

나처럼 주리고 피곤하며

나처럼 한계가 있는

나처럼 연약한 사람되신 하나님

한 아기로 구유에 누우셨네

하나님이 나처럼 사람되신 것은

그만큼 날 사랑하셨네

그만큼 날 아셨네

-----------------------

19. 마굿간구유 찬바람속에

  

2006년 성탄일에 오시는

예쁜

아기 예수님

코가 높고 이마 반듯한

우리 본당에 오시는 아기 예수님

  

우리가 우리 사는데 지지고 볶고

시달리며 지치고 있는 때

사랑으로 오래오래 준비하시고

우리들의 수준으로 내려서시어

  

이렇게 사람으로

이렇게 아기로

이렇게 마굿간 구유 찬바람속에

황송하게도 우리 아들 우리 손자

그 모습 그 체격으로 오시는

당신!


한번도 아니고

열 번도 아니고

아니 백 번도 아니고

이천 번을 오시고

여섯 번을 더 보태 오시는

고추 예수님

  

우리가 당신을 맞이하는 마음

이러고도 될까요

  

그냥 성탄 자정미사 거룩하다

이 정도로

그냥 캐롤 부르며 거듭나 보자

이 정도로

호호 떨며 오시는 아기 예수 바라볼

자격이 될까요

  

사랑이여

사랑의 덩어리여

우리를 자격으로 치지않고

우리를 능력으로 치지않고

그냥 하나로 쳐서 하나가 되어

사람으로 오시는 기적이여

  

서부시장 좌판에도 오시고

봉곡 로타리 돌아 가마못 자리에도 오시고

불빛 흐린 낡은 아파트

평수 작은 거실에도 매일 매일 오시는데

  


못 알아 보는 흐린 눈

불쌍히 보시고

성탄일 날 받아

추리 불 번쩍거리게하시고

성가곡 골라 성가대 입 맞추게하시고

  

우리들

성당 제대 앞 주욱 불러모으시고

이리도 분명히

이리도 환히 지켜 보게하시는

눈물나게 아름다운 어화둥둥

어화둥둥 우리 아기님

  

변하라

새로와지라 이리도 분명히 일러주시는

  

아, 삼왕이 되고

목동이 되라 이리 분명 일러주시는

  

베들레헴 성밖

아기 예수님 우리 예수님

--------------

20. 성탄제

  

-김종길 (<성탄제> 1969)

  

어두운 방 안에

바알간 숯불이 피고

  

외로이 늙으신 할머니가

애처러이 잦아가는 어린 목숨을 지키고 계시었다.

  

이윽고 눈 속을

아버지가 약을 가지고 돌아오시었다.

  

아, 아버지가 눈을 헤치고 따 오신

그 붉은 산수유 열매---

  

나는 한 마리 어린 짐승

젊은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에

열(熱)로 상기한 볼을 말없이 부비는 것이었다.

  

이따금 뒷문을 눈이 치고 있었다.

그날 밤이 어쩌면 성탄제의 마지막 밤이었을지도 모른다.

  

어느새 나도

그때의 아버지만큼 나이를 먹었다.

  

옛 것이란 거의 찾아볼 길 없는

성탄제(聖誕祭) 가까운 도시에는

이제 반가운 그 옛날의 것이 내리는데

  

서러운 서른 살 나의 이마에

불현듯 아버지의 서느런 옷자락을 느끼는 것은

  

눈 속에 따 오신 산수유 붉은 알알이

아직도 내 혈액 속에 녹아 흐르는 까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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